문학/오늘의 시

제망매가 해설

ellyades 2021. 9. 24. 12:59

 

 

오늘의 시

 


제망매가
                      월명사

생사 길흔
이에 이샤매 머믓그리고,
나는 간다 말도
못다 니르고 가나닛고.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에 저에 떨어질 잎같이
한가지에 나고
가는 곳 모르누나
아야 미타찰(彌陀刹)에서 만날 나
도닦아 기드리고다.

 

 

제망매가는 신라 경덕왕 때 승려 월명사가 일찍 죽은 누이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추도가입니다.

 

향가 중 가장 정제되고 세련된 4구 + 4구 +2구의 10구체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시의 화자는 죽은 누이와 월명사로 처음 4구는 죽은 누이의 입장에서, 이어지는 4구와 2구에서는 월명사의 입장에서 시상이 전개됩니다.

 

처음 4구에서 죽은 누이는 '생사의 길' 앞에서 머뭇거리며 '나(죽은 누이)는 간다는 말도 못다하고' 죽음을 맞이하고 있음에 두려움과 안타까움, 인세에 대한 미련(혈육의 정 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4구에서 월명사는 죽은 누이를 떨어지는 '나뭇잎'에 비유하며 '한 가지' 즉 한 부모에게서 태어 나서도 가는 곳을 모르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과 허무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지막 2구에서 월명사는 '미타찰'(불교에서 말하는 극락세계, 서방정토)에서 죽은 누이를 다시 만나게 될 때까지 불도를 닦으며 기다리겠노라 다짐하며 이별의 슬픔을 종교적으로 승화(극복)하고 있습니다.

 

 

 

제망매가 해설

 

 

향가는 서적에 기록될 당시 시와 관련된 배경설화가 함께 기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망매가 역시 배경설화가 있는데, 월명사가 이 향가를 지어 누이의 제사를 지냈더니 감자기 광풍이 불어 종이돈이 서쪽(서방정토)으로 날려 사라졌다는 내용의 이야기입니다.

 

제망매가는 10구체 향가의 세련된 형식미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의 문제'를 '자연의 섭리'에 비유하여 삶의 애상감과 무상감을 표현한 뛰어난 문학성을 지닌 작품으로 현전하는 향가의 백미로 꼽힙니다.

 

 

제망매가

갈래 : 10구체 향가
성격 : 추모적, 애상적, 비유적, 종교적
주제 : 죽은 누이에 대한 추모
연대 : 신라 경덕왕 19년(760)
출전 : <삼국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