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8

청산별곡 해설

오늘의 시 청산별곡 작자 미상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이링공 뎌링공 하야 나즈란 디내와손뎌, 오리도 가리도 업슨 바므란 또 엇디 호리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믜리도 괴리도 없시 마자셔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라래 살어리랏다. 나마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

이방원 하여가 / 정몽주 단심가

오늘의 시 이런들 엇더하며 져런들 엇더하료. 만수산 드렁츩이 얼거진들 엇더하리. 우리도 이갓치 얼거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_ 이방원(1367~1422) 이렇게 산들 어떠하며 저렇게 산들 어떠하리. 만수산의 칡덩굴이 서로 얽혀진 것처럼 살아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처럼 얽혀져서 한 평생을 누리리라. 고려를 멸망시키고 새 왕조인 조선을 건국하려 했던 이방원이 고려의 충신인 정몽주를 회유하여 자기 편으로 삼으려고 지은 시로 일명 하여가라고도 불립니다. 초장에서 화자는 고려 왕조에 대한 충절을 지키며 살든, 새로 건국될 조선을 섬기며 살든 상관없지 않겠느냐고 말합니다. 중장과 종장에 이르러서는 서로 얽혀져 살아가는 칡덩굴에 비유하여 이왕이면 곧 저물게 될 고려 왕조에 대한 명분을 버리고 조선 창업을 도와 오래도..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

오늘의 시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 일지 춘심을 자규ㅣ야 아랴마난, 다정도 병인 냥하여 잠 못 드러 하노라. _ 이조년(1269~1343) 하얗게 핀 배꽃에 달빛은 은은히 비추고 은하수는 삼경을 알리는 때에 배꽃 한 가지에 어린 봄날의 정서를 소쩍새가 알고서 저리 우는 것일까마는, 정이 많은 것도 병인 듯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노라. 고려시대 이조년의 시조로 다정가라고도 합니다. 화자는 은하수가 빛나는 봄밤, 흰 배꽃에 은은한 달빛이 쏟아지는 풍경을 보며 느끼는 애상적 정서를 정한을 상징하는 자규(소쩍새)를 통해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화, 월백, 은한'의 백색의 시각적 이미지와 '자규'의 청각적 이미지, 정한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봄밤의 애상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고려 시조 가운데 표현이 뛰어나고..

제망매가 해설

오늘의 시 제망매가 월명사 생사 길흔 이에 이샤매 머믓그리고, 나는 간다 말도 못다 니르고 가나닛고.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에 저에 떨어질 잎같이 한가지에 나고 가는 곳 모르누나 아야 미타찰(彌陀刹)에서 만날 나 도닦아 기드리고다. 제망매가는 신라 경덕왕 때 승려 월명사가 일찍 죽은 누이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추도가입니다. 향가 중 가장 정제되고 세련된 4구 + 4구 +2구의 10구체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시의 화자는 죽은 누이와 월명사로 처음 4구는 죽은 누이의 입장에서, 이어지는 4구와 2구에서는 월명사의 입장에서 시상이 전개됩니다. 처음 4구에서 죽은 누이는 '생사의 길' 앞에서 머뭇거리며 '나(죽은 누이)는 간다는 말도 못다하고' 죽음을 맞이하고 있음에 두려움과 안타까움, 인세에 대..

별 헤는 밤 _ 윤동주

오늘의 시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

겨울 ㅡ 나무로부터 봄 ㅡ 나무에로 _ 황지우

오늘의 시 겨울 ㅡ 나무로부터 봄 ㅡ 나무에로 황지우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십삼 도 영하 이십 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 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오 도 영상 십삼 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

산유화 _ 김소월

오늘의 시 산유화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김소월 시인의 '산유화'입니다. 산에 피는 꽃을 통해 존재의 생성과 고독함, 소멸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꽃을 바라보는 화자는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가 지닌 운명적인 고독을 발견하고 있으며 작은 새에 감정을 이입하여 자신의 고독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종결 어미 '-네'를 사용해 리듬감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감정을 절제하고 있으며, '저만치'라는 시어를 사용하여 물리적 거리감은 물론 심리적 거리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7·5조 3음보의 변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미상..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_ 김영랑

오늘의 시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돋쳐 오르는 아침 날빛이 빤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1930년대 박용철, 정지용 등과 함께 로 활동한 김영랑 시인의 시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입니다. 화자는 아침 햇빛을 받은 강물이 은빛으로 일렁이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내면세계를 생각합니다. 강물처럼 화자의 내면세계는 순수하고 아름다우며 평화롭게 흘러갑니다. 감각적이며 순수한 우리말을 사용하였으며 'ㄴ, ㄹ, ㅁ' 음을 많이 사용하여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빤질한, 도도네, 도른도른'과 같은 말을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작품의 분위기를 평화롭고 정겹게 표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