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오늘의 시

이방원 하여가 / 정몽주 단심가

ellyades 2021. 9. 27. 20:19

 

 

오늘의 시

 

 

이방원 하여가

 

 

이런들 엇더하며 져런들 엇더하료.
만수산 드렁츩이 얼거진들 엇더하리.
우리도 이갓치 얼거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_ 이방원(1367~1422)

이렇게 산들 어떠하며 저렇게 산들 어떠하리.
만수산의 칡덩굴이 서로 얽혀진 것처럼 살아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처럼 얽혀져서 한 평생을 누리리라.

 

 

 

고려를 멸망시키고 새 왕조인 조선을 건국하려 했던 이방원이 고려의 충신인 정몽주를 회유하여 자기 편으로 삼으려고 지은 시로 일명 하여가라고도 불립니다.

 

초장에서 화자는 고려 왕조에 대한 충절을 지키며 살든, 새로 건국될 조선을 섬기며 살든 상관없지 않겠느냐고 말합니다.

 

중장과 종장에 이르러서는 서로 얽혀져 살아가는 칡덩굴에 비유하여 이왕이면 곧 저물게 될 고려 왕조에 대한 명분을 버리고 조선 창업을 도와 오래도록 함께 살아가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직유법, 상징법, 대구법을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느긋한 분위기 속에 정적인 상대에게 우회적으로 자신의 의도를 은근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몽주 단심가

 

 

이 몸이 주거 주거 일백 번 고쳐 주거,
백골이 진토되여 넉시라도 잇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이시랴. _ 정몽주(1337~1392)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이나 다시 죽어
백골이 흙과 먼지가 되어 넋이라도 있든지 없든지 간에
임을 향한 일편단심이 없어질 수가 있으랴?

 

 

위의 시는 이방원의 시에 대한 정몽주의 답가로 단심가라고도 불립니다.

 

비유적 표현과 부드러운 어조로 자신의 의도를 전달했던 이방원과 달리 정몽주는 직설적 표현과 단호한 어조로 고려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직설적인 언어를 바탕으로 반복법과 점층법, 설의법을 사용하여 고려 왕조에 대한 충절을 극명하게 표현하고 있어 신하의 충성심과 학자의 곧은 의지를 드러낸 대표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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